어디서부터 버려져 떠나온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.
납작하게 녹아내려, 곧 바닥이 될 것만 같았던 것들.

생명을 가지고 살아 숨 쉬고 있을 때,
한기를 가득 머금은 채로 누군가의 손에 쥐어졌을 때.

길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나와 마주한 이것들도
그런 한때, 라는 게 있었겠지.

갑자기 슬퍼졌다
나의 끝도 이럴 것 같아서.

하지만,

쓰임 받고 살아 숨 쉬는 때,
사랑하며 슬퍼하는 때.

그래.

아직 나는 길바닥에 엎드리지 않은
그런 한때를 살고 있다.
녹아내리듯 엎드린채로 - 2024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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